고국을 떠나서 흩어져 사는 사람을 디아스포라(diaspora)라고 한다. 한인 디아스포라들은, 타국인과 달리 가는 곳마다 교회를 세우고 교회를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하였다. 현재 한민족 디아스포라 7백50만 여명이 전 세계에 흩어져서 살고 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왜 세계 곳곳에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들을 세우셨을까 그것은 하나님께서 세계 모든 민족과 열방으로부터 영광을 받으시기 위함이요, 이들 한인 디아스포라를 통해 세계만방에 복음을 전파하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깊은 섭리가 숨겨져 있다고 본다.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는 세계 선교에 매우 중요한 전략이다.
한민족의 근대사를 ‘하나님의 선교’의 사관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한민족은 과거 수구적, 은둔적 민족성을 가지고 있었다. 5천년 역사 가운데 한 번도 뚜렷하게 외국으로 진출한 적도 없고 또한 한 번도 외국인들을 뚜렷하게 환영한 적도 없었다. 구한말 주변 나라들이 문호를 개방하고 서양문물을 받아들일 때도 조선은 쇄국정책으로 수구적, 은둔적이었다.
이런 은자의 나라 백성들이 지난 백여년 사이에 완전히 탈바꿈했다. 1902년 12월 22일 제물포 항구를 통해 개신교 신자를 비롯해 121명의 조선인이 하와이로 이민을 떠난 이후 은둔하던 백성들이 전 세계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복음을 받고서도 나라를 잃었던 역사의 딜레마가 있다. 조선이 복음을 최초로 받았으면, 주님께 복 받아 나라를 찾았어야 했는데 도리어 한일합방으로 잃었던 이유가 무엇인가?
당시 조선은 복음의 신앙부흥운동이 활발히 일어나던 시절이었다. 1903년에 원산부흥운동, 1907년, 평양 장대현교회에서부터 시작된 대부흥운동, 1910년, 백만인 구령운동으로 온 한반도 전체가 복음으로 출렁거리던 그 때. 1910년, 한일합방을 맞이한다.
조선이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시점은 온 한반도가 복음으로 부흥하던 시점과 일치했다. 기대와 다르게 하나님은 조선 성도들의 간곡한 기도에 외면하셨다. 기록에 의하면, 일제 강점이 시작되면서 당시 인구의 1/4이 한반도를 떠났다고 한다. 전무후무한 민족 대이동의 역사였다.
당시에는 하나님의 선교의 큰 그림을 아무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1990년도에, 구소련이 붕괴되고 중앙아시아 공화국들이 독립하면서 한국 선교사들이 물밀 듯이 중앙아시아에 진출했고, 그들은 한국인 디아스포라의 도움과 조력으로, 놀라운 선교역사를 이루어 냈다. 만약 60년 전에 중앙아시아에 미리 진출했던 한국인 디아스포라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했던 일이었다.
지난 5천년동안 은둔, 수구적이던 민족이 이제 진취적, 활동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지금 세계에 한국 사람이 없는 곳이 없다. 현재 178여 개 국에 나가서 살고 있다. 또한 유대인은 100여개 국가, 화교는 130여개 국가에 퍼져 사는 것과 비교해 볼 때 가장 넓게 퍼져 사는 민족이 한인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민족성의 DNA가 바뀐 것이다. 하나님이 선교를 위해 그렇게 바꾸셨다.
베드로전후서등을 포함한 공동서신은 디아스포라를 위해서 쓰여진 편지다. 베드로는 불신국가에 짓밟힌 것을 깊이 생각하다가 어느 날 깨달았다. 유대 민족이 사방에 이렇게 흩어진 이유를… 그래서 디아스포라에게 편지를 했다.
“너희 디아스포라는 택하신 족속이요. 너희 디아스포라는 왕같은 제사장이요. 너희 디아스포라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이다 이는 너희를 어두운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자의 아름다운 덕을 선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벧전 2:9). 선교적 목적이었다.
고난을 통한 흩어짐이 한인 디아스포라와 유대인 디아스포라의 공통점이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흩으시고, 흩어짐을 통해 선교를 이루어 가신 것처럼 한민족을 전 세계에 흩으시고 가는 곳마다 교회를 세우게 하시고 교회를 통해서 세계 선교를 이루어 가신다.
지난 2천년 교회의 선교를 면면히 이어온 릴레이의 마지막 주자는 과연 누구인가? 흔히 릴레이의 마지막 주자는 가장 탁월한 주자를 세우는 법이다. 한민족 디아스포라는 마지막 시대에 하나님의 선교 마지막 주자임을 확신한다.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기도하다. ‘하나님의 드림’에 부합되는 꿈을 갖고 쓰임 받는 성도가 되어야겠다. |